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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쓸 때는
아까운 말들도
곧잘 버리면서
삶에선
작은 것도 버리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부끄럽다
열매를 위해
꽃자리를 비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아파도 아름답게
마음을 넓히며
열매를 맺어야 하리
종이에 적지 않아도
나의 삶이 내 안에서
시로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맑은 날이 온다면
나는 비로소
살아 있는 시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으리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