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회 칼 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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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강변 집에서 살 때, 몇 살 때쯤이었을까?...
나는 동네에서 가장 빈한하고 못 산 집에 몇 번 들렸다.
아이도 있는 것 같았는데 그 오두막집은 늘 비어 있고,
장독대엔 작은 단지 몇 개,
흙바닥 같은 방구석엔 누더기 담요때기 하나,
거적 친 변소로 가는 길가엔
골담초 꽃이 신기하리만치 곱게 피어 있고,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텅 빈,
깨끗하게 가난한 집에서
나는 어떤 청결함을 느끼면서
어린 내 가슴은 세미하게 떨렸다.
왜 떨렸을까?
83세 된 오늘 아침에야 그 의미가 깨달아진다.
그 떨림은, 커서 - 가난하고 약한 사람 도우며
살겠다는 다짐, 소망 같은 것,
그 가난한 오두막에서
가슴 떨던 어린 날의 의미가 지금 - 작지만
‘가난 만드는 삶’으로 현실화되고,
가난하고 연약한 인생 돕는 삶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 사는가.
오늘도 그런 의미 갖고 사람 만나러 가는 나.
내 가슴이 어찌 안 설레고 안 떨리겠는가!
~기일혜 작가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