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회 칼 럼

HOME > 설교와칼럼 > 목 회 칼 럼

설그럭 설그럭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을

말없이 포근하게 받아주는 대지를 보면서 생각을 해봅니다.

썩은 잎, 벌레집 붙은 잎, 시든 잎 우수수 쌓이면 싸일수록

기름진 양분으로 삭히는 성숙한 흙,

 

가슴을 열어 고통을 안고,

마음을 열어 아픔을 보듬고,

세상의 모든 슬픔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부드러운 흙의 가슴, 대지의 마음을 갖고 싶다는

 

원망도, 저항도 없이 열어 둔 마음에

풀지 못한 매듭 없는 포근한 손길에

쉴 곳 없는 시든 잎들 마구 떨어져도

제 몸의 물기를 모두 짜서 먹이는 흙은

훗날 푸르름으로 뒤바뀔 순환의 기쁨을 조용히 혼자서 삭입니다.

 

자신을 썩혀 다른 것으로 다시 살리는 흙,

무엇을 받아도 다 삼키고 소화하는 흙,

무엇이 들어가도 좋은 양분으로 승화시키는 흙,

그리고 끝내 죽음에서 생명을 다시 피어올리는 흙

 

문득, 비난과 고통과 죽음의 십자가에서

아름다운 생명의 꽃 피어올리신 한 분이 생각납니다.

모든 이의 죄를 대신 받고, 모든 이의 죄를 대신 묻고,

사망의 무덤을 넘어 생명의 부활로 일어나신 분

 

떨어지는 낙엽을 가슴으로 받으며

수북한 낙엽 무덤을 개의치 않고 하늘 보고 편히 누운 흙

이 계절엔 흙의 가슴,

흙의 마음,

흙냄새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강영은~

조회 수 :
517
등록일 :
2014.11.16
16:09:48 (*.96.18.139)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www.doch.kr/menu02_01/1178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1 우리가 눈발이라면~~ 2015-02-06 576
80 하나님께만 촞점을 2015-01-28 506
79 가정행복을 위한 경청 10계명 2015-01-21 457
78 올해도 당신과 함께 물위를 걷겠습니다. ~강영은~ 2015-01-16 523
77 예수님 태어 나실 즈음에~~ 2014-12-26 482
76 지워지지 않는 못자국 2014-12-23 492
75 촛 불 2014-12-19 476
74 죄인 받으소서 2014-12-09 534
73 주님, 당신을 따라 걸어 봅니다 2014-12-09 513
» 부드러운 흙의 가슴이 되어(2) 2014-11-16 517
71 부드러운 흙의 가슴이 되어 2014-11-12 564
70 정성된 신앙 2014-11-04 524
69 그런 10주년이고 싶습니다. 2014-10-30 521
68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 2014-10-21 553
67 배려 2014-10-15 493
66 함께 가시겠습니까?(4) 2014-10-05 589
65 함께 가시겠습니까?(3) 2014-10-02 615
64 함께 가시겠습니까?(2) 2014-10-02 525
63 함께 가시겠습니까?(1) ~강 영 은~ 2014-09-19 540
62 이요셉소장이 말하는 웃음 10계명 2014-09-03 529